현대 사회에서 ‘외로움’과 ‘혼자 있는 시간’은 종종 동일시됩니다.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외로움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곤 하죠.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는 이 두 개념이 생각보다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합니다. 이는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이 연구는 우리에게 혼자 있는 시간이 반드시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연구 개요: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움으로 이어지는 지점
이 연구는 애리조나 대학교의 연구진이 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에 발표한 결과로, 고독한 시간과 외로움의 상관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자신의 시간 중 75% 이상을 혼자 보낼 때 비로소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즉, 하루 대부분을 혼자 보내지 않는 한, 고독이 반드시 외로움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와 더불어, 연구는 나이에 따라 고독과 외로움의 상관관계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40.5세 이하의 성인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과 외로움 사이에 큰 연관성이 없었으나, 68세 이상의 노인층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데이비드 사브라(David A. Sbarra) 교수는 이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고독한 시간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고독이 뒤따를 것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노년층에서 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특히 퇴직 후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세대 차이: 왜 젊은 사람들은 고독을 덜 느낄까?
또한 연구에서는 세대 간 차이도 주목할 만합니다. 젊은 세대는 혼자 있는 시간 동안에도 온라인을 통해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이들이 실제로는 혼자 있지 않고, 가상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달 덕분에 젊은 세대는 ‘실제적 고독’을 덜 느끼며, 이로 인해 고립된 상황에서도 외로움이 덜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노년층은 이러한 디지털 연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며, 물리적 고립이 곧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이 퇴직 이후에 느끼는 외로움은 직장에서의 동료 관계가 사라지면서 발생하는데, 이는 사회적 연결을 의식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데이비드 나랑(David Narang)**은 "퇴직 후 일터에서 형성된 인간관계의 상실은 외로움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노년층은 스스로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적 문제가 아닙니다. 연구팀은 외로움이 공중 보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2023년 초, 미국 공중보건국은 외로움이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외로움이 하루에 12개의 담배를 피우는 것만큼 건강에 해롭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치매, 심장병, 뇌졸중, 우울증, 심지어 조기 사망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더 많은 교류가 외로움을 느끼게 할까?
연구의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들과 보냈음에도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군중 속의 고독을 의미하며, 이들이 경험하는 가짜 친밀감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합니다. 이들이 실제로는 더 친밀한 관계를 원하면서도, 겉으로는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남아 있습니다.
혼자가 아님을 기억하는 것의 중요성
만약 자신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의도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오랜 친구에게 전화를 걸거나, 지역 커뮤니티에서 강좌에 참여하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등의 활동을 통해 가능합니다.
**뉴욕의 치료사 메건 브루노(Megan Bruneau)**는 사람들에게 "외로움이 당신에게 당신이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고 속삭이더라도, 그것은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당신과 교류하고 싶어하며, 당신이 이 세상에서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외로움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도구 중 하나는 **Electronically Activated Recorder(EAR)**라는 앱으로, 이는 참가자들의 대화 활동을 기록하여 그들이 실제로 혼자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술이 발전하면서, 연구팀은 고독과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SocialBit이라는 새로운 앱을 개발할 계획인데, 이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개인의 사회적 활동을 추적하는 기능을 합니다. 마치 우리가 하루에 걷는 걸음 수를 측정하듯, 이 앱은 하루 동안 대화한 시간을 측정하여 사용자가 충분한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분석합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론: 외로움은 해결 가능한 문제
이번 연구는 우리에게 외로움이란 감정이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의 양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외로움은 주관적인 감정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사회적 관계 맺기와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특히 노년층의 경우, 외로움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삶에서 고독과 외로움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겠지만,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의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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