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서 ‘Fat-Shaming(비만 수치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예의 있는 자리에서 특정 인종이나 성별을 비하하는 발언이 금기시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혹은 별 생각 없이 비만을 수치화하는 발언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죠. 우리는 종종 “난 살쪘어”, “그 음식은 나쁜 음식이야”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이는 분명히 문제적인 표현입니다.
‘Fat-Shaming’의 뿌리 깊은 역사적 배경
미국 비만 수용 운동(NAAFA)의 대표 티그리스 오즈번(Tigress Osborn)에 따르면, 비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오래된 역사적, 인종적 편견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에서 '자기 절제', 특히 여성에게 요구되는 자기 절제는 신체와 식욕을 통제하는 것으로 여겨졌고, 이는 백인 기독교 사회에서 이상적인 ‘순결’을 상징했다고 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러한 기준은 흑인과 원주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살이 찐 신체를 비하하는 태도는 단순히 외모의 문제가 아닌, 오래된 인종주의적 사고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죠.
오즈번은 “우리가 '비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흑인과 원주민에 대한 차별적 시각과 얽혀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단순히 체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깊이 박힌 고정관념이라는 점에서 문제적입니다.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Fat-Shaming 표현들
1. “살 빠졌네! 더 멋져 보여!”
이 표현은 흔히 칭찬으로 사용되지만, 사실 ‘살이 쪘을 때는 덜 멋졌다’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루비 오크 영양센터의 식이 장애 전문 영양사 크리스틴 번(Christine Byrne)은 “살이 빠진 이유가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질병이나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체중을 감량한 후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때 본인은 자책감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체중 변화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2. “너는 뚱뚱한 게 아니라 아름다워!”
이 표현도 무심코 나온 위로의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은 ‘뚱뚱한 사람은 아름다울 수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워싱턴 D.C.의 체형 이미지 전문가 아이비 펠리시아(Ivy Felicia)는 “뚱뚱함과 아름다움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비만을 부정적인 가치로 보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이 외에도 “너는 뚱뚱하지 않아” 같은 반응은 상대방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는 ‘그렇게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오늘은 치팅 데이야.”
‘치팅 데이(cheat day)’라는 표현은 다이어트 문화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특정 음식을 먹는 것을 ‘잘못된’ 행동으로 규정하고, 이틀만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음식을 도덕적 잣대로 평가하는 표현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 인식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4. “이거 먹으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되는 거야.”
우리가 종종 음식을 먹고 나서 “이거 먹으면 난 나쁜 사람이야”라는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오즈번에 따르면, 이는 음식을 인종적 관점으로 나누는 사회적 구조에서 비롯된 편견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 음식’은 단순히 개인의 식습관 문제로 치부되지만, 사실 이는 보다 깊은 사회적 인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음식에는 선악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며, 우리는 음식을 도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5. “아파도 살 빠지면 좋잖아.”
병에 걸렸을 때 “그래도 살은 빠지겠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 표현은 건강 상태를 무시하고 단지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맞추는 매우 위험한 사고방식입니다. 이는 특히 질병이나 부상을 겪는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몸이 아픈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체중 감량과 연결짓는 것은 건강을 경시하는 태도입니다.
6. “난 살찐 것 같아.”
이 문장은 특히 흔하게 사용되지만, 매우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살찐 것 같다’는 말은 실제로는 자신의 몸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비만을 하나의 감정처럼 취급하는 것입니다. 오즈번은 “몸의 크기는 감정이 아니라 물리적 현상이다”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신체의 상태는 별개의 것이며, 비만을 부정적인 감정과 연결시키는 것은 왜곡된 사고방식입니다.
Fat-Shaming을 들었을 때 대처 방법
이러한 Fat-Shaming 표현들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접할 수 있습니다. 이를 대처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크리스틴 번은 이러한 상황에서 반드시 대응할 필요는 없으며, 자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는 “그건 반비만 발언이에요, 멋지지 않아요”와 같은 직접적인 반응을 하거나, 대화를 다른 주제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Fat-Shaming 없는 건강한 언어를 만들어가자
우리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사용한 말들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주 잊곤 합니다. 비만을 비하하는 문화는 오랜 역사와 복잡한 사회적 구조 속에서 형성된 것이지만, 그에 반해 이를 없애는 과정은 우리의 작은 노력에서 시작될 수 있습니다.
'Fat-Shaming' 없는 사회를 위해, 우리는 모두가 평등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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