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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경제

대출이 아닌 ‘공동소유’? 정부가 검토 중인 지분형 모기지란 무엇인가

by 굿센스굿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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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새로운 형태의 주택금융 제도로 ‘지분형 모기지(Shared Equity Mortgage)’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기존의 대출 방식이 아닌,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택의 일정 지분을 함께 소유하는 방식으로 주택 구매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입니다.

이 제도는 과거 **보금자리주택 사업(2009)**이나 **수익공유형 모기지(2013)**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구조와 목적 면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분형 모기지의 정의와 필요성, 수익공유형 모기지와의 차이점, 장단점, 그리고 해외 사례까지 전반적으로 다뤄보며 실질적인 효과와 향후 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지분형 모기지란?

지분형 모기지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주택의 일정 지분을 함께 보유하고, 해당 지분만큼의 수익과 손실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어, 5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개인이 3억 원, 정부가 2억 원을 부담하면, 향후 집을 매도할 때 발생하는 시세 차익은 3:2의 비율로 분배됩니다. 단순한 대출이 아닌 '공동 투자'의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초기 자금이 부족한 청년층이나 무주택자도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집니다. 대출금 이자 부담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의 금융규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2. 정부가 지분형 모기지를 검토하게 된 이유

가계부채 증가와 대출규제의 부작용

2025년 3월 기준, 국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무려 738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율을 국내 GDP 성장률인 3.8% 이내로 관리하려 하고 있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금융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는 **“대출 대신 지분 투자”**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주택 구입을 지원함으로써 가계부채 문제도 관리하고, 무주택자의 자산 형성도 도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3. 수익공유형 모기지와의 차이점

지분형 모기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익공유형 모기지와의 비교가 필요합니다.

항목 지분형 모기지 수익공유형 모기지

구조 정부가 주택 지분을 직접 소유 대출금리에 이익 공유 개념 도입
소유권 정부와 공동소유 개인 소유, 수익만 공유
상환방식 매도 시 지분만큼 이익 공유 대출금 상환 + 집값 상승 시 차익 일부 공유
부담 대출금 없음, 임차료나 지분사용료 부담 대출 상환 부담 존재
매각 시 정부 개입 가능성 있음 없음

지분형은 소유권 자체를 분할하는 구조이고, 수익공유형은 대출을 기반으로 하되 수익을 나누는 형태입니다. 전자는 부채 부담이 줄어든다는 장점, 후자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지분형 모기지의 장점

✅ 초기 자금 부담 감소

서울의 6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때, 4억 원만 부담하고 2억 원은 정부가 지분으로 참여한다면 현금부담이 33% 이상 줄어듭니다. 대출이 힘든 청년층에게는 매력적인 진입로가 될 수 있습니다.

✅ 대출 심사 부담 감소

DSR 규제로 대출이 어려운 시기에, 지분형은 금융권 심사 없이 정부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부채심사 부담이 현저히 낮아집니다.

✅ 거시경제 안정 효과

정부 입장에서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부동산 경기 과열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거시경제적 안정 효과도 기대됩니다.


5. 지분형 모기지의 단점 및 우려

❌ 시세차익 공유에 대한 거부감

한국은 ‘내 집 마련 = 자산 증식’이라는 인식이 강한 나라입니다. 그렇기에 집값이 상승했을 때 이익을 정부와 나눈다는 구조는 정서적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매도 및 상속 시 복잡한 절차

공동 소유이기 때문에 집을 팔거나 상속할 때 정부와의 협의 절차, 매각 기준 설정, 사전 승인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수요자의 자산 운용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지분 회수 조건 불명확

정부가 매입한 지분을 개인이 다시 매수할 수 있는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회수 조건이 필요합니다. 명확하지 않을 경우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6. 해외 사례와 시사점

🇬🇧 영국

영국은 ‘Help to Buy’라는 정부 주도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시행했습니다. 초기에는 인기 있었으나, 집값이 급등하면서 이익 분배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했고, 제도는 점차 축소되었습니다.

🇺🇸 미국

미국은 2000년대 초 공유형 모기지를 활용해 자금을 유치했고, 가격 하락기에는 채무조정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부동산 사이클에 따라 수요와 활용법이 극명히 달라졌습니다.


7. 향후 성공 가능성 및 과제

정부는 현재 소규모 시범사업으로 제도를 먼저 시험해 보고, 수익 배분 체계와 회수 조건 등을 명확히 설계한 후 본격 도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아래 3가지입니다.

  1. 소비자 신뢰 확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신뢰 확보가 우선
  2. 투명한 매각 및 회수 조건 마련: 언제든 합리적으로 지분을 회수 가능하게 설계
  3. 유연한 운영과 선택권 제공: 임대형·매입형 선택지 부여

8. 결론: 지분형 모기지, 신중한 접근 필요

지분형 모기지는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닌, 정부와 국민이 함께 리스크를 나누는 파트너십 구조입니다. 내 집 마련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과거 실패 사례처럼 시장의 기대와 정책 설계 간 간극이 클 경우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청년층과 무주택 서민에게 실질적인 대안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저렴한 조건'이 아니라, 명확한 수익구조, 회수 조건, 자유로운 매도 권한 보장 등 실질적인 장치들이 함께 설계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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